제네시스 고성능 서브 브랜드 '마그마'의 정점에 설 마그마 GT 콘셉트가 점점 양산차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25년 11월 프랑스 폴 리카르에서 처음 공개된 뒤 2026년 6월 르망에서 업데이트된 외관과 실내를, 같은 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첫 실물을 선보였다. 공식 제원은 아직 많지 않다. 차체 중앙 뒤에 트윈터보 V8을 얹은 미드십 2인승 GT이며 최고출력은 최대 800마력. 외신은 이 엔진이 WEC 하이퍼카의 3.2리터 V8에서 파생됐을 것으로 본다.

경쟁 상대로는 쉐보레 콜벳, 맥라렌 아투라, 페라리 296 GTB가 꼽힌다. 하이브리드 없는 V8로 나온다면 합리적인 콜벳과 V6 하이브리드 슈퍼카들 사이의 빈틈을 파고드는 셈이다. 양산은 공식 확정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CEO는 기술적 검토는 끝났고 남은 건 사업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GT3 레이스카 콘셉트까지 따로 공개한 건 양산 의지를 보여주는 강한 신호다. 출시는 2028년 전후, 가격은 미국 기준 15만~20만 달러 선이 거론되며 국내에선 2억 원대가 예상된다.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철학 '역동적인 우아함'을 가장 극단까지 끌어올렸다. 낮은 앞모습과 넓은 펜더, 뒤로 좁아지는 보트테일 실루엣은 슈퍼카의 공격성보다 GT의 우아함을 먼저 보여준다. 헤드램프와 이어진 카나드, 스플리터에서 날개처럼 펼쳐지는 G-매트릭스 패턴은 장식이 아닌 공력 부품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다. 실내도 화면 경쟁 대신 기계식 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아날로그 계기판을 택했다.

이 차를 이해하려면 WEC를 봐야 한다. 제네시스는 2026년 GMR-001로 WEC 하이퍼카 클래스에 데뷔해 자체 경주차로 르망에 출전한 첫 한국 브랜드가 됐고, 르망 13위 완주에 이어 9월 론스타 르망에서 시즌 최고인 7위를 기록했다. 하이퍼카의 V8 기술과 투라인 헤드램프 디자인이 GT3 레이스카와 로드카로 이어지는 구조는 페라리가 499P와 296으로 쌓아온 공식과 닮았다. 헤리티지 없이 슈퍼카 가격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는 남았지만, 제네시스는 지금 서킷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신뢰를 쌓는 중이다. 마그마 GT는 '좋은 럭셔리카'에서 '갖고 싶은 브랜드'로 넘어가기 위한 제네시스의 가장 대담한 한 수다.

Written by이상휘 · car_reading_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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